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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승오 박

'월급뽕'은 열정을 되살리지 못한다




타석에 한 선수가 배트를 들고 서 있다. 투수가 던진 공은 스트라이크 존 가장자리로 흘러 들어왔다. 원 스트라이크! 저런 공을 놓치면 안 되는데……. 관객도 감독도 안타깝게 지켜봤다. 두 번째 공이 왔다. 중앙으로 들어오는 정말 치기 좋은 코스였다. 투수는 ‘아차’ 했고, 감독은 안타 하나와 1점을 예상했다. 그러나 타자는 배트를 휘두르지 않았다. 답답해진 감독이 외쳤다.


「아니 저 친구 뭘 기다리는 거야? 이봐! 뭘 기다리는 거야?」

타석에 선 선수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뭘 기다리느냐고? 내가 기다리는 건 25일이야.」

25일은 그의 월급날이었다.


직장인은 월급을 기다린다. 월급이 많아서가 아니다. 그마저도 없으면 직장 생활이 무가치해 보이기 때문이다. 보람도 기쁨도 없는 지겨운 일의 되풀이, 상사의 과도한 요구, 자신이 한 일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오는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때쯤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면 다시 그 순간을 넘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런 ‘월급뽕’은 힘든 직장 생활을 버틸 수 있게는 해줄지 모르지만, 이미 식어 버린 열정을 되살리지는 못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미래가 없고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을 때, 우리의 열정은 힘없이 사그라진다. 시키는 일은 하지만 그 이상은 하지 않게 된다. 어쩌면 열정은 조직의 부속품에 불과한 직장인에게 사치일지도 모른다.


당신의 열정을 체크할 수 있는 간단한 질문이 있다.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돈을 낼 용의가 있는가?’ 우리는 좋아하는 취미 활동에 기꺼이 돈을 쓴다. 산을 오르는 두 남자 중 하나는 취미로 산을 타는 등산가이고 다른 한 명은 정상에서 음료수를 팔러 가는 장사꾼이다. 배낭의 무게도 비슷하고 코스도 동일하지만, 등산가는 입장료를 내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장사꾼은 연거푸 한숨을 쉰다. 만약 지금의 직무를 하기 위해 돈을 지불할 의향이 전혀 없다면 당신의 일은 품삯에 불과한 것이다. 돈을 내고서라도 지금 일을 하고 싶다면, 당신은 그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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