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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승오 박

회사 안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



회사 안에서는 제대로 배울 수 없는 중요한 것들도 있다. 대부분 자립과 관계된 역량이다. 회사는 동물원 같은 통제된 환경으로, 야생에서 자립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을 점점 퇴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인디 워커는 자립을 위해 야생의 습성을 스스로 체득해야 한다.


무엇보다 하루를 경영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회사를 다닐 때는 대부분의 시간이 회사에서 관리되기에 이 능력의 중요함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재택 근무를 하거나 이직을 위해 퇴사를 해보면 하루 경영의 어려움을 깨닫는다. 특히 퇴사 이후의 시간은 무한대의 자유 시간이다. 마냥 즐거울 것 같지만 3개월 가량의 방랑이 끝나고 나면 깨닫게 된다. 스스로 하루를 관리해 본 적 없는 사람에게 자유 시간은 재앙에 가깝다. 오늘 일을 내일로 미뤄도 뭐라 할 사람이 없으니 한없이 늘어지고, 퇴근 시간이 없다 보니 잦은 밤샘으로 번아웃되기도 한다. 첫 직장을 그만두었을 때 나는 처음에는 넘치는 자유에 무척 흥분했다. 그러나 점점 취침과 기상 시간은 늦어졌고 급기야 불면과 우울로 정신과 의사를 찾아야 했다. 결국 7개월 만에 다른 회사로 이직하고 나서야 이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러므로 조직을 떠나기 전에 주도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출근 전이든 퇴근 이후든 적어도 하루 두 시간은 내가 시간의 주인이 되어 통제권을 쥐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훈련은 학습 프로젝트를 만들어 미래 커리어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4장의 「하루는 22시간이다」 편에서 자세히 이야기할 것이다.


두 번째는 차별화다. 이는 특히 큰 기업을 다니는 사람에게 더욱 필요하다. 대기업 출신이 갖는 최대의 약점은 뻔한 인생을 계획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인원 부족으로 여러 역할을 해야 하는 중소기업과 달리, 하나의 업무를 오랫동안 하는 ‘동질 경험’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조직 생활에서 무난함은 미덕일 수 있으나, 독립해서는 의심할 여지없이 악덕이다. 가능한 한 다채로운 ‘이질 경험’들을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 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희소성이 있는 걸 선택하고, 여러 TF 팀이나 사내 동호회 활동을 통해 시야를 넓혀야 한다. 부서 이동, 직무 전환, 해외 파견 등의 활동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영업 부서에서 일하다가 상품 부서로 옮겨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개발해 큰 매출을 올리는 경우가 좋은 예다. 다시 원래 업무로 복귀하더라도, 이전 부서의 인맥과 기술이 본업에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이질 경험들이 모여 훗날 차별성이 만들어진다. 전문성에 차별성이 더해질 때 나만의 직업을 창조할 수 있다. 이 부분은 3장의 「필살기, 가장 잘하는 죽여 주는 기술」과 「창직, 내가 직업이다」에서 보다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방향성이 분명한 인디 워커는, 자신의 길을 찾았다고 해서 쉽게 퇴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회사를 학교 삼아 자신이 배울 수 있는 모든 기본기를 배우며 때를 기다린다. 복사와 회의록을 작성하는 허드렛일조차 ‘성실함에 있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로 임한다. 희한하게도 이런 자세가 역설적으로 잡무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준다. 더불어 그는 하루의 일정 시간을 할애하여 주도적으로 공부하고, 경험의 폭을 넓혀 차별성을 확보한다. 이때에 비로소 고수들이 난무한 무림에서도 먹힐 자신만의 필살기가 완성된다. 그렇게 되면 조직에서 성장할 것인가, 독립하여 내 일을 꾸릴 것인가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된다. 어디서 일하든 그는 자유롭고 자립적인 고수로 우뚝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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